해결책
GE에서 거의 5년을 보낸 뒤 2009년 학계로 돌아온 MIT 기계공학 교수 크리파 바라나시는 계면에서의 비효율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날개 위의 얼음, 증기 응축기, 메탄 하이드레이트로 막힌 파이프라인 같은 것들이었다. 2012년 그는 박사과정 학생 데이비드 스미스와 함께 스미스의 논문에서 나온 미끄러운 표면 발견을 상용화하기 위해 LiquiGlide를 창업했지만, 처음 떠올린 응용 아이디어들은 영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간식 시간에 꿀병과 씨름하던 바라나시의 아내가 말했다. "당신 미끄러운 것 연구하잖아. 왜 미끄러운 병을 못 만들어?"
물리학은 이렇다. 평범한 오일 코팅은 제품이 흘러 지나가면서 닦여 없어진다. 마치 팬케이크를 부칠 때마다 기름을 다시 발라야 하는 철판처럼. 바라나시와 스미스는 충분히 미세한 마이크로 스케일 또는 나노 스케일 질감이 모세관 힘, 즉 나무의 통로를 따라 물을 끌어올리는 바로 그 힘을 이용해 윤활제를 영구히 제자리에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질감과 윤활제를 조합한 실험 끝에, 그들은 오일은 제자리에 머물고 제품은 그 위를 미끄러지는 조합을 찾아냈다.
5년 후, 이 회사는 두 차례 벤처 투자 라운드에 걸쳐 2,4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했고, 70개 이상의 기업과 계약을 맺어 이 코팅의 여러 버전(일부는 식품 등급)을 케첩과 접착제 병, 화장품 용기, 페인트 통, 농약 혼합조에 도입하기로 했다. 케첩이 병에서 손쉽게 미끄러져 나오는 시연 영상은 유튜브에서 6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룬 성과
표면에 미세/나노 질감을 새기면 모세관 힘이 윤활유를 제자리에 붙잡아 둔다. 팬의 기름이 결코 빠져나가지 않으니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는다.
통한 이유
초소수성 표면은 물은 흘려보내지만 점성이 있고 끈적한 제품에는 실패한다. 윤활제를 함침한 질감은 제품이 고체가 아니라 오일 위를 미끄러지기 때문에 어떤 유체에도 통한다.
모세관 힘이 윤활제를 제자리에 붙잡아 두므로, 닦아 바른 코팅과 달리 결코 고갈되지 않는다. 기름을 팬 안에 붙잡아 둠으로써 팬케이크 철판 문제를 해결하는 셈이다.
이 연구실은 산업 전반에서 에너지를 낭비하는 계면들을 체계적으로 목록화해 두었기에, 소비자용 응용이 등장했을 때 이미 그 뒤에는 깊은 과학과 특허 경로가 갖춰져 있었다.
끈적임이 제품과 에너지를 낭비할 때는 유체를 재조합하지 말고 표면에 질감을 새겨라. 모세관 현상으로 고정된 윤활제는 어떤 용기나 파이프도 영구히 미끄럽게 만든다.
그 후
2017년 4월까지 LiquiGlide는 70개 이상의 기업과 계약을 맺었고 총 2,400만 달러를 향해 두 번째 벤처 투자 라운드를 마쳤다. 바라나시는 또한 대형 산업 파트너들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일하는 두 번째 회사도 설립했다. 이 코팅의 여러 버전이 식품, 접착제, 화장품, 페인트 분야에서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었다.
근거 확인하기
출처
- The Engineer Who Ended the Ketchup Bottle Battle MIT Technology Review · technologyreview.com ·